2008.03.01 제주도 여행 8탄 - 한라산 백록담 (상)
다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잠을 설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나름 잘 자고 일어난 것 같다.
어제부터 감기로 고생하던 한 팀이 기어이 한라산 가는 길에 불참하게 되었다.
여자 숙소는 정말 따스했는데,
남자 숙소는 누군가가 보일러를 켠다는 게 꺼버리는 바람에
그러잖아도 감기 기운이 있던 사람이 더 앓게 된 모양이었다.
이 팀은 어제 성산 일출봉에 올라갈 때에도 올라가지 않은 팀이다.
남자는 그 누구보다도 산을 사랑하고, 산을 잘 타는 사람인데,
wife가 산을 싫어한댄다.
그래서 겸사겸사 잘 된 일이기도 했지만 너무 안타까웠다.
백록담까지 가는 게 여행의 제일 큰 목적이었는데.
병원에 갔다가 알아서 챙겨먹겠다기에 우린 숙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렌트카에
짐을 싣고 출발했다.
차 안에서 각자의 짐을 챙기는 중에,
분명 내가 카메라를 넣었던 것 같은데 카메라가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내가 늘 들고 다니던 작은 카메라까지도 두고 온 듯했다.
에궁,,, 이럴 어찌나 돌아갈 수도 없고, 다른 팀들에게 찍어달라고 하지 뭐,,, 했는데,
남자 숙소에서 짐을 차에 실던 사람이 남겨진 사람의 베낭까지 들고온 거였다.
그 안에 카메라도 있었다.
이야말로 횡재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
어차피 그 사람들은 아파서 어디 다니지도 못할 테니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다른 관광코스엘 간다해도
우리 카메라가 있으니, 그걸 가지고 가겠지?하고.
성판악으로 올라갔다가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이 제일 낫다라는 말을 들은 터라,
우린 일찌감치 준비를 해서 나섰다.
어제 저녁에 남자들은 '소주'를
여인네들은 '천년약속'을 마신 관계로 아침은 해장국집을 찾아가서 먹었다.
선짓국을 주문했는데, 선지를 어찌 그리도 많이 주셨던지
다 먹지 못하고 나옴에 마음이 아팠다^^ 정말 맛났는데..^^
성판악에 도착하니,
다들 스패치랑 아이젠으로 무장하느라 바빴다.
12시 30분 이전까지 진달래 휴게소를 지나야만 정상을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길래
마음이 급했지만, 우리들도 처음 차 보는 장비들을 차고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AM08:15)
입구에서부터 눈길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아이젠을 차서인지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군인들의 군홧발 소리처럼 장단이 척척 맞아떨어지니 신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가다보니, 힘에 부대끼는 것 같았다.
평지는 괜찮아도,
조금만 오르막길이 있어도 헥헥거리는 나를 보며,
일행들은 나를 먼저 올라가게 하고 뒤따르기도 했지만
내가 신경씌여서 안 되겠기에 다른 사람들은 물론, 동제씨도 먼저 올라가라 했건만, 끝까지 나와 함께 했다.
솜까지 든 잠바를 벗어서 동제씨 가방에 매달고는
발걸음 열 번 옮기고 10초간 쉬고, 또 발걸음 열 번 옮기고 10초간 쉬었다.헤헤^^
그 모습이 너무 웃긴다며 동제씨가 사진에 담았다.
하하하^^ 좀 멀쩡한 모습이닷~!^^
에고,, 힘들어^^
아고, 좀 쉬자~ 10초^^
아래는 진달래 휴게소에서의 사진임.
휴게소에서 가지고 간 초콜릿과 양갱이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였고,
정상 올라가기 전에 자리를 깔고 컵라면을 먹었다. 정말 꿀맛이었다^^
남자들이 새벽에 일어나 각자의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온 정성이 더 커서였겠지?^^
정상이 가까워졌다는 표식^^
저 뒤로 정상이 보인다 보여^^
너무 아름다운 설졍에 나도 취해 본다^^
더뎌 정상~~!!!!
단체 기념 사진
돌 위에 올라선 모습이라 폼이 좀 그렇네^^
백록담에서~!
미화는 해냈다^^
정말 너무 힘들었지만 정상에 오르니 힘들었던 기억은 금세 잊어버리고
행복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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